AI 때문에 슬퍼진 개발자, 그래도 코딩을 배우라는 이유

김팔복 2026-09-13 13:4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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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Andy Balaam's Blog (Andy Balaam)
원문: https://artificialworlds.net/blog/2026/09/11/feeling-sad-about-ai/
작성자: 팔복소프트-김팔복

한눈에 보기

  • Rust 개발자이자 코딩 영상 제작자인 Andy Balaam이 2026년 9월 11일, AI 때문에 느끼는 슬픔을 정리한 글과 영상을 올렸습니다.
  • AI 윤리나 "AI가 실제로 되느냐"를 논하는 글이 아니라, 감정과 그 원인, 그리고 희망을 다룬 글입니다.
  • 저자가 짚은 슬픔의 원인은 일자리 위협 자체보다 "프로그래밍은 구식이고 이제 기계에서 빌려 쓰는 상품"이라는 업계 일부의 태도, 즉 무시입니다.
  • 그럼에도 결론은 희망 쪽입니다. AI 낙관론이 맞더라도 코드는 대량으로 필요하고, 코드가 어떻게 동작하는지 아는 사람은 계속 유용하다는 주장입니다.
  • 근거로 컴파일러가 나온 뒤에도 기계어 이해가 사라지기는커녕 더 깊어졌다는 점을 듭니다.
  • 저자는 자녀 두 명이 AI 없이 프로그래밍을 배우는 것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힙니다.
  • 팔복소프트 관점: 도구 도입 논의와 별개로, 국내 팀에서도 이 정서는 실재하며 리더가 관리해야 할 비용입니다.

배경

Andy Balaam은 Rust와 자유 소프트웨어 쪽에서 활동하는 영국 개발자로, 코딩 영상을 꾸준히 만들어 올립니다. 2025년 12월에 "Why I don't use AI"라는 글로 AI 도구를 쓰지 않는 이유를 밝혔고, 블로그 하단에는 사이트와 프로젝트에 AI를 쓰지 않았다는 표시를 달아 둡니다. 이번 글은 그 입장의 연장선이 아니라, 그 입장을 가진 사람이 지난 몇 년을 어떤 마음으로 보냈는지 털어놓은 글입니다.

국내 상황을 잠깐 덧붙이면, 2025년을 지나며 AI 코딩 도구는 대기업부터 SI, 스타트업까지 사실상 기본 워크플로우가 됐습니다. 그 과정에서 "AI 못 쓰는 개발자는 도태된다", "코딩은 이제 프롬프트로 대체된다" 같은 말이 사내 발표와 채용 공고, 커뮤니티에 흔해졌습니다. 이 글은 그 말을 듣는 쪽의 이야기입니다.

주요 내용

슬픔의 실체는 밥그릇이 아니라 무시

저자는 AI가 자기 삶에 실제로 끼친 물질적 영향보다 훨씬 큰 슬픔을 느껴 왔고, 그 슬픔이 배우자·부모·동료 역할을 하는 데까지 지장을 줬다고 씁니다. AI를 거부하는 한 경력에 위협이 되는 건 맞지만, 그것만으로는 이 정도 슬픔이 설명되지 않는다는 게 저자의 자기 진단입니다.

저자가 찾은 원인은 무시입니다. 프로그래밍은 저자에게 취미이자 직업이자 정체성이었고, 잘한다는 사실로 자기 가치를 증명해 온 수단이었습니다. 그런데 업계 일부가 "프로그래밍은 낡았다, 너희는 공룡이다, 이제는 우리 기계에서 프로그래밍을 빌려 쓰라"고 말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사랑하는 것이 상품 취급을 받는 경험이 슬픔의 뿌리라는 이야기입니다.

늦게 도착한 손님이라는 자각

흥미로운 대목은 저자가 자기 슬픔을 상대화하는 부분입니다. 농부, 간호사, 운전기사, 돌봄 노동자, 교사, 청소 노동자의 일은 얼마나 존중받았느냐고 스스로 묻습니다. 개발자는 이 경험을 뒤늦게 하게 된 것뿐이고, 경영진이 사람을 모방품으로 대체하고 싶어 한다는 사실에 충격받은 자신이 순진하고 자기중심적이었다고 인정합니다.

세 사람에게 보내는 말

글의 후반은 세 부류를 향한 메시지입니다. 원문은 문단으로 풀어 썼지만, 여기서는 표로 정리합니다.

대상 핵심 메시지
저자 자신 프로그래밍을 사랑한다는 사실과 그것을 잘한다는 사실은 누구도 빼앗을 수 없다. 존중할 가치가 없는 사람의 존중을 얻으려고 창의력을 소모하지 말 것
코딩을 사랑해서 영상을 보는 사람 마찬가지로 빼앗길 수 없는 것이니 즐길 것. 영상 만드는 사람을 응원하면 그들이 계속할 힘이 된다
배우려고 영상을 보는 사람 이 기술이 구식이라는 말을 듣지 말 것. 낙관적 AI 예측이 맞아도 코드는 많이 필요하고, 코드를 이해하는 사람은 매우 유용하다

학습자에게 주는 두 가지 근거

첫째, 코딩으로 훈련되는 사고방식입니다. 복잡한 시스템을 만들고, 분석하고, 다시 설계하고, 디버깅하는 훈련은 그 사고가 더 큰 규모의 문제에 적용되는 미래에도 유용하고 고용 가능성으로 이어진다는 주장입니다.

둘째, 코드가 실제로 어떻게 동작하는지 아는 지식입니다. 컴파일러가 등장했다고 기계어를 이해하는 사람이 사라졌느냐고 저자는 묻습니다. 오히려 지금 컴파일러를 만드는 사람들은 파이프라인, 캐시, 지역성에 대해 컴파일러가 처음 만들어질 때보다 훨씬 깊이 이해하고 있습니다. 추상화 계층이 하나 올라간다고 아래 계층의 이해가 무가치해지지 않는다는 비유입니다.

저자는 이 문제에 개인적 이해관계가 있다고 밝힙니다. 자녀 두 명이 프로그래밍을 배우고 있고 개발 경력을 고려하는 중인데, 학교와 대학에서 AI 없이 코딩을 배우는 것이 앞으로 수십 년 어떤 세상이 되든 준비가 될 거라고 확신한다고 씁니다.

팔복소프트 관점

이 글은 도구 리뷰도, 기술 발표도 아닙니다. 그런데도 소개하는 이유는, 국내 개발 조직에서 이 정서가 실재하는데 거의 논의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AI 도구 도입 회의에서는 생산성, 라이선스 비용, 보안 정책이 안건에 오르지만 "이 메시지를 받는 시니어가 어떤 기분일지"는 안건이 되지 않습니다. 저자가 슬픔의 원인을 도구가 아니라 태도에서 찾았다는 점은, AI를 적극적으로 쓰는 팀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팔복소프트도 AI 도구를 씁니다. 그러나 도입 과정에서 "지금까지 하던 방식은 쓸모없다"는 식의 메시지를 내보내면, 도구가 가져오는 이득보다 팀에서 잃는 것이 클 수 있습니다.

컴파일러 비유는 설득력이 있지만 한계도 있습니다. 컴파일러가 나온 뒤 기계어를 깊이 이해하는 사람은 계속 필요했지만, 그 수는 전체 개발자 중 소수였습니다. "기초 이해는 계속 가치 있다"는 말과 "모든 개발자가 기초를 깊게 알아야 한다"는 말은 다릅니다. 국내에서 신입 채용을 줄이고 주니어에게 처음부터 AI 도구를 쥐여 주는 흐름이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기초를 어디까지 요구할지는 각 팀이 따로 답해야 할 질문입니다.

또 하나, 저자는 AI를 아예 쓰지 않는 입장이기 때문에 "도구를 쓰면서도 프로그래밍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지키는 중간 경로"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습니다. 국내 대다수 개발자는 그 중간 경로 위에 있습니다. 그 경로에서 무엇이 존중받는 실력인지 새로 정의하는 일은 이 글이 아니라 각 조직이 해야 합니다.

특히 이 글이 유용한 사람은 두 부류입니다. 팀에 AI 도구를 도입하는 리더는 도입 메시지의 톤을 점검하는 데 참고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AI 열풍 속에서 "내가 배운 게 헛수고인가" 고민하는 학생과 주니어에게는, AI 회의론자가 아니라 AI를 안 쓰는 사람조차 "기초 학습은 계속하라"고 말한다는 사실이 나름의 근거가 됩니다.

정리

기억할 것은 두 가지입니다. AI가 개발자에게 주는 부담은 생산성 수치로 잡히지 않는 영역에 있고, 그 부담의 상당 부분은 도구 자체가 아니라 도구를 파는 쪽의 태도에서 옵니다. 그리고 추상화가 한 단계 올라갈 때 아래 계층의 이해가 사라진 적은 없었습니다. 도구를 쓰든 안 쓰든, 시스템을 만들고 분석하고 고치는 훈련은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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