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에도 코딩을 즐겨도 괜찮다는 이야기

김팔복 2026-10-21 00:21:47
조회 48 추천 0 댓글 0

출처: Blogomatano (Chris Kiehl)
원문: https://chriskiehl.com/article/it-is-still-ok-to-enjoy-programming
작성자: 팔복소프트-김팔복

한눈에 보기

  • 개발자 Chris Kiehl이 Hacker News의 비관적인 분위기에 답하는 짧은 글을 자기 블로그에 올렸습니다.
  • 요지는 하나입니다. 회사에서 손코딩의 경제성이 달라진 건 맞지만, 일과 삶은 다르고 프로그래밍을 즐기는 데 경제적 이유는 필요 없다는 것입니다.
  • 그는 지금도 주말마다 버그투성이 Breakout 클론을 손으로 짜고, Agda 같은 의존 타입 언어의 아이디어를 Java에 적용해 보는 식의 "쓸모없는" 공부를 합니다.
  • Claude가 한 번에 짜줄 수 있다는 사실이 신경 쓰이지 않는 이유는, 그게 애초에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 본인도 바이브 코딩을 즐긴다고 밝혀, AI 반대 글이 아니라 "즐거움의 종류를 구분하자"는 글로 읽힙니다.

배경

요즘 개발자 커뮤니티에는 "이제 코드를 직접 짜는 건 의미가 없다"는 이야기가 자주 올라옵니다. 코딩 에이전트가 웬만한 기능을 한 번에 만들어 내면서, 직접 짜는 능력의 가치가 떨어졌다는 불안이 퍼진 것입니다. 국내에서도 GeekNews나 사내 메신저에서 "주니어는 이제 뭘 공부해야 하나" 같은 질문이 흔해졌습니다. 이 글은 그런 흐름 속에서 나온 개인 에세이이고, 새로운 기술 발표는 없습니다.

일로서의 코딩과 삶으로서의 코딩

Kiehl은 먼저 인정할 것은 인정합니다. 돈을 받고 비즈니스 가치를 만드는 자리에서는, 순수하게 손으로 쓴 코드의 경제성이 이미 바뀌었다고 말합니다. 다만 그건 일의 이야기일 뿐이고, 일이 곧 삶은 아니라는 게 그의 선 긋기입니다. 그리고 인터넷에서 가장 큰 목소리가 대개 가장 우울한 목소리이며, 그 우울함이 쉽게 옮는다고 지적합니다.

회사 코딩, 주말 손코딩, 바이브 코딩의 목적 비교
그림 1. 원문에 등장하는 세 가지 코딩 방식과 각각의 목적 (팔복소프트 작성)

쓸모를 묻지 않는 공부

그가 반례로 내놓는 건 자기 주말입니다. 게임 프로그래밍을 배우는 중인데, 충돌 판정이 엉망인 Breakout 클론 수준이라고 스스로 밝힙니다. 그래도 직접 짭니다. 문제와 씨름하는 과정 자체가 즐겁기 때문입니다.

게임을 만들다 옆길로 새는 일도 잦습니다. 최근에는 Agda 같은 의존 타입(dependent type, 값에 따라 타입이 정해지는 타입 체계) 언어의 아이디어로 Java의 타입 안전성을 어디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지 실험했습니다. 그보다 몇 주 전에는 recursion schemes(재귀 구조를 일반화된 패턴으로 다루는 함수형 기법)를 붙잡고 몇 시간을 헤맸고, 솔직히 재미없었으며 아직도 그 가치를 모르겠다고 고백합니다. 그래도 프로그래밍의 아름다운 아이디어는 머릿속에서 오래 숙성된 뒤에야 이해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경험을 근거로, 언젠가 쓸 데가 생길지도 모른다고 말합니다.

즐거움에는 정당화가 필요 없다

글을 쓴 진짜 이유는 묘한 사회적 압박입니다. 이제는 이걸 즐기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 계속 성장하는 데 의미가 없다는 체념이 비관적인 글을 많이 읽을수록 스며든다는 것입니다. 그는 그 생각이 인터넷에서 잠시 떨어지는 순간 사라진다고 말합니다.

무언가를 즐기는 건 괜찮다. 거기에 경제적 정당화는 필요 없다.
— Chris Kiehl

각주에서는 반전도 하나 있습니다. 그도 바이브 코딩을 아주 즐기고, 코드를 한 줄도 열어보지 않은 앱을 여러 개 굴리고 있다고 합니다. 손코딩과는 다른 종류의 재미라는 설명입니다.

팔복소프트 관점

  • 이 글에서 가장 쓸모 있는 건 "일의 경제성"과 "개인의 즐거움"을 분리한 프레임입니다. 국내 개발자들의 불안은 대개 이 둘이 한 덩어리로 섞여서 생깁니다. 회사에서 AI로 생산성을 올리는 것과, 퇴근 후 무엇을 공부하느냐는 따로 판단해도 됩니다.
  • 다만 "일은 삶이 아니다"라는 말이 국내 현실에 그대로 맞지는 않습니다. 이직 시장에서 사이드 프로젝트와 기술 블로그가 사실상 평가 대상이 되는 문화라, 취미 코딩마저 성과로 계산하게 되는 압박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글의 메시지가 오히려 더 필요해 보입니다.
  • 쓸모없어 보이는 공부가 결국 실무에서 효과를 내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습니다. 타입 시스템이나 함수형 패턴을 깊이 이해한 개발자는 AI가 만든 코드를 검토할 때 무엇이 위험한지 더 빨리 봅니다. 코드를 덜 쓰는 시대일수록 코드를 읽고 판단하는 힘이 중요해집니다.
  •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글은 개인 경험 하나에 기대고 있어서, 생계가 걸린 주니어나 구직자의 불안에는 직접 답하지 못합니다. "인터넷을 끄면 사라진다"는 처방도 커리어 걱정에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 팀 리더라면 이 글을 핑계 삼아 팀원에게 AI 없이 직접 풀어보는 시간을 허락해 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학습 목적의 손코딩은 생산성 지표로 재지 않는다는 합의만 있어도 분위기가 꽤 달라집니다.

정리

AI가 코드를 대신 짜 주는 시대에 바뀐 건 일의 계산법이지, 프로그래밍을 즐길 권리가 아닙니다. 업무에서는 도구를 적극적으로 쓰고, 개인 시간에는 재미있는 걸 손으로 짜는 두 가지 태도는 충분히 함께 갈 수 있습니다. 비관적인 글을 읽고 지쳤다면, 이번 주말에 결과물 걱정 없이 작은 걸 하나 직접 만들어 보시길 권합니다.


  • 개발자 커리어
  • 바이브 코딩
  • AI 코딩
  • 사이드 프로젝트
  • 개발 문화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